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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크너 교향곡 7번 E장조 Anton Bruck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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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2 박종세 작성일18-12-17 12:33 조회3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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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크너 교향곡 7번 E장조

Anton Bruckner

1824-1896

Sergiu Celibidache, conductor

Münchner Philharmoniker

Suntory Hall, Tokyo

1990.10.18

 

Celibidache/Münchner Philharmoniker - Bruckner, Symphony No.7 in E major, WAB 107


 

브루크너의 교향곡 7번은 브루크너에게 진정한 성공을 가져다준 의미 있는 작품이다. 브루크너의 교향곡들은 뛰어난 작품성에도 불구하고 오랜 세월 동안 청중의 이해를 받지 못했으나 교향곡 7번이 1884년 초연 당시 대성공을 거두면서 그동안 외면당했던 다른 교향곡들도 대중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그때 작곡가의 나이가 60세였으니 브루크너의 성공은 지나치게 늦은 감이 있다.

브루크너에게 찬란한 영광을 가져다준 교향곡 7번은 언뜻 보기에 음악 양식이나 구성 방식에 있어 브루크너의 다른 교향곡들과 크게 달라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 교향곡을 잘 들어보면 귀에 쏙 들어오는 아름다운 선율이 많고 노래하는 현악기와 서정적인 목관악기가 부각된데다 금관악기의 강한 음색이 절제되어 있어 듣기에 무리가 없다. 아마도 이런 점들이 초연의 성공 요인으로 작용한 듯하다. 오늘날에도 교향곡 7번은 브루크너의 교향곡들 가운데 가장 인기가 있으며 특히 2악장은 바그너의 죽음과 관련된 음악으로 전 악장 가운데서 가장 유명하다.

최초로 대성공을 거두었고 가장 인기 높은 교향곡

브루크너는 교향곡 7번을 작곡할 당시 존경하던 바그너의 죽음을 예감하고 영감에 휩싸여 2악장을 작곡했다고 전해진다. 브루크너가 2악장을 작곡하던 1883년에 펠릭스 모틀에게 쓴 편지를 보면 “머지않아 그분이 돌아가실 거라는 생각이 내 머리를 스쳤을 때 아다지오의 단조 주제가 떠올랐다.”는 구절이 나온다. 그때 브루크너가 떠올린 2악장의 주제 선율은 바그너가 그의 음악극 <니벨룽의 반지>에서 사용했던 ‘바그너 튜바’의 어두운 음색으로 표현되고 있어 바그너를 향한 애도의 느낌은 더욱 강조된다.

‘바그너 튜바’라는 낯선 악기는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악기는 아니다. 그 모양이 작은 튜바처럼 생겼으나 소리는 호른과 튜바의 중간 정도 되므로 부드럽고 풍부한 튜바 소리를 들려주는 악기다. 브루크너는 교향곡 7번에 처음으로 바그너 튜바를 편성한 이후 교향곡 8번과 9번에 이 악기를 사용했으나 다른 관현악곡에 바그너 튜바가 나오는 일은 거의 없기 때문에 악기와 연주자들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 그래서 교향곡 7번의 초연 당시 이 곡의 바그너 튜바 파트는 호른 주자들이 연주했고 오늘날에도 브루크너 교향곡 7번의 바그너 튜바를 호른으로 대신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브루크너의 교향곡 7번 2악장은 브루크너의 종교 합창곡인 <테 데움>과 관련되어 더욱 의미심장하다. 본래 ‘테 데움’이란 “주님을 찬양하라”는 뜻을 지닌 교회 합창음악으로, 브루크너는 교향곡 7번의 작곡에 착수하기 직전까지 <테 데움>의 작곡에 매달리고 있었다. 그러다 1881년에 작곡을 잠시 중단하고 9월 23일부터 교향곡 7번의 작곡을 시작해 바그너가 세상을 떠나던 1883년에 2악장을 완성했다. 브루크너는 존경하던 바그너를 잃은 슬픔을 가톨릭 신앙으로 이겨내려 했던 것일까? 바그너의 죽음을 애도하는 2악장에는 브루크너가 잠시 작곡을 미뤄두었던 <테 데움>의 선율이 나와서 더욱 종교적이고 신성한 느낌을 준다.

브루크너가 교향곡 7번 전 악장의 작곡을 모두 마친 것은 1883년 9월 5일의 일로 2년여의 시간을 교향곡 7번의 작곡에 바친 셈이다. 이는 브루크너의 다른 교향곡에 비해 비교적 빠른 편이다. 또한 교향곡 7번의 악보는 몇 군데만 수정됐을 뿐 대대적인 개정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교향곡 7번은 브루크너에게 최초의 성공을 가져다주었으니 그의 교향곡들 가운데서도 여러 모로 이례적인 작품이다. 브루크너의 이 특별한 교향곡은 1884년 12월 30일, 아르투르 니키슈가 지휘하는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에 의해 대중에게 소개됐고 어마어마한 성공을 거두었다. 이후 브루크너는 그의 교향곡 7번을 바이에른의 루트비히 2세에게 깊은 존경을 담아 헌정했다.



브루크너의 교향곡 7번은 신의 존재에 대한 브루크너의 숙고가 돋보이는 음악이다.

신에 대한 긍정과 환희를 향한 여정

1악장: 알레그로 모데라토

1악장은 브루크너 교향곡의 전형적인 방식이라고 할 수 있는 현악기의 잔잔한 트레몰로*로 시작해 서서히 해가 떠오르듯이 곡이 전개된다. 전형적인 ‘브루크너의 개시’*를 보여주는 도입이다. 이윽고 호른과 첼로가 제1주제를 연주한다. 호른과 첼로가 합해진 독특한 음색으로 3마디에 걸쳐 무려 2옥타브나 상승하는 급격한 움직임으로 깊은 인상을 심어준다. 브루크너가 꿈속에서 들었다는 이 주제는 추진력 있고 대담한 후반부 선율로 인해 더욱 드라마틱하게 전해된다.

2악장: 아다지오

1악장에서 시작된 장대한 드라마는 바그너의 죽음을 슬퍼하는 2악장 아다지오의 탄식으로 이어진다. 2악장은 연주시간이 20분이 넘는 느리고 긴 음악이지만 브루크너가 남긴 아다지오 악장 가운데서도 매우 뛰어난 작품으로 손꼽힌다. 바그너 튜바와 비올라로 장엄하게 연주되는 2악장의 제1주제는 복잡 미묘한 느낌을 자아내는데, 이는 이 선율이 상당히 넓은 음역에 걸쳐 있을 뿐 아니라 단조와 장조가 끊임없이 교차하고 있는 까닭이다. 복잡한 감정의 음영을 암시하는 이 선율은 신비한 황홀경마저 느끼게 한다.

특히 이 주제의 후반부는 브루크너의 <테 데움> 제5곡 중 “저희가 주님께 바라오니 영원히 부끄럼이 없으리이다”의 선율에서 온 것으로 종교적인 분위기를 강하게 풍긴다. 2악장 후반에 이르면 한 차례의 클라이맥스에 다다르게 되는데, 이때 브루크너 교향곡에서는 드물게 나오는 심벌즈와 트라이앵글과 같은 타악기가 등장해 듣는 이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3악장: 스케르초

3악장 스케르초는 2악장의 장송음악과는 대조적으로 간결하고 명쾌하다. 3박자로 이루어져 있는 이 악장에는 독특한 기본 리듬이 깔려 있다. 현악기들이 연주하는 이 음형은 첫 박이 8분음표 2개로 이루어졌고 그 다음 두 박은 각각 4분음표 하나로 구성된다. 이 리듬은 강박인 첫 박이 짧은 음표로 돼 있고 약박인 둘째 박과 셋째 박이 긴 음표로 돼 있기에 3박자 음악의 자연스런 강세 구조에 반하고 있다. 따라서 음악에 강한 추진력을 부여하는 것이 특징이지만 잘못 연주하면 자칫 급해지거나 부정확해질 위험이 있어 연주자들에게는 매우 까다로운 리듬이다.

이 까다롭고 끈질긴 반복 음형을 배경으로 트럼펫이 마치 질문을 던지듯 연주하면 클라리넷과 바이올린이 이에 답한다. 그중 트럼펫이 연주하는 부분은 브루크너가 수탉의 울음소리에 영감을 받아 작곡한 선율이라고 전해진다. 빠르고 역동적인 스케르초 부분에 비해 3악장 중간에 등장하는 트리오* 부분에는 좀 더 부드러운 선율이 나타나 추진력 있는 스케르초 주제와 대비된다.

4악장: 피날레

4악장에 이르면 1, 2, 3악장을 거치는 동안 상승되어 온 긴장과 이완의 드라마가 마침내 종합된다. 4악장에서 브루크너는 1악장과의 통일성을 위해서 1악장 제1주제의 우아한 아치형 선율을 좀 더 활기찬 리듬으로 표현해 강렬한 인상을 준다. 리드미컬하게 변형된 아치형 주제는 4악장 마지막 종결부에서 웅장한 결말에 도달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4악장 종결부에서 처음의 주제가 점진적인 상승을 통해 확신에 찬 음악으로 변모하는 과정은 경이롭다. 그것은 마치 신에 대한 완전한 긍정과 환희 그 자체를 표현하는 것 같다. 일찍이 지휘자 브루노 발터는 브루크너와 말러의 음악을 비교하면서 “브루크너는 이미 신을 찾았고, 말러는 끊임없이 신을 찾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는데, 아마도. 브루크너 교향곡 7번 4악장 종결부야말로 신을 찾은 브루크너의 음악적 특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음악이 아닐까 싶다.

*트레몰로  트레몰로(tremolo)는 떠는 소리를 내는 연주법을 뜻하며, 현악기 연주에서는 대개 활을 아래위로 재빠르게 그으며 떠는 효과를 내는 주법을 가리킨다.

*브루크너의 개시  브루크너의 거의 모든 교향곡의 도입부는 고요하게 시작해 점차 해가 떠오르듯 더 큰 소리로 발전해 가는 특징이 있기에, 이런 식의 도입 방식을 ‘브루크너의 개시’라 부른다.

*트리오  ‘트리오’란 본래 3중주를 뜻하지만, 교향곡이나 현악 4중주의 스케르초 악장이나 미뉴에트 악장에선 중간 부분에 나오는 부분을 일컫는 뜻으로 사용된다. 이 부분을 ‘트리오’라 부르는 까닭은 예전에 미뉴에트의 중간 부분을 3대의 악기만으로 연주했기 때문이다.

Bruckner, Symphony No.7 in E major, WAB 107

Günter Wand, conductor

Berliner Philharmoniker

Philharmonie, Berlin

1999.11.19-21

 
추천음반

1. 귄터 반트와 베를린 필하모닉, RCA

2. 세르지우 첼리비다케와 뮌헨 필하모닉, EMI)

3. 클라우스 텐슈테트와 런던 필하모닉, BBC)

4. 프란츠 벨저-뫼스트와 런던 필하모닉, EMI

글 최은규 (음악평론가) <교향곡은 어떻게 클래식의 황제가 되었는가>의 저자.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및 동대학원 석사,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바이올린 부수석 및 기획홍보팀장을 역임했다. 월간 <객석> <연합뉴스> 등 여러 매체에서 음악평론가 및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으며, 예술의 전당, 풍월당 등에서 클래식 음악을 강의하고 있다.

출처 : 네이버캐스트>주제 전체>문화예술>음악>기악합주>교향악  2012.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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