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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ssiaen, Turangalîla-Symphonie 메시앙 ‘투랑갈릴라 교향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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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2 박종세 작성일18-12-02 14:46 조회1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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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ssiaen, Turangalîla-Symphonie

메시앙 ‘투랑갈릴라 교향곡’

Olivier Messiaen

1908-1992

Joanna MacGregor, piano

Cynthia Millar, ondes martenot

Vasily Petrenko, conductor

National Youth Orchestra of Great Britain

BBC Proms 2012 Prom 29

Royal Albert Hall, London

2012.08.04


Petrenko/National Youth Orchestra of GB - Messiaen, Turangalîla-Symphonie



[다음은 리카르도 샤이 지휘, 콘세르트헤보우 오케스트라 연주 음반 해설지(Fabian Watkinson 해설)에서 옮긴 것입니다.]

메시앙은 드뷔시 이후 가장 독창적이고 영향력 있는 작곡가이다. 메시앙은 드뷔시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다. 10살 때, 드뷔시의 <펠레아스와 멜리장드> 성악 부분 악보를 선물 받은 메시앙은 새로운 화성의 세계에 눈떴고, 이를 자신만의 개성 있는 화성 언어로 발전시켰다. 메시앙에게 모든 음은 ‘색채’였다. 평생 저버린 적이 없는 깊은 가톨릭 신앙과 ‘색채의 음향’이 결합되어 나온 것이 바로 그가 말하는 ‘신학적 무지개’였다. 그의 음악적 이상은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쏟아져 들어오는 햇빛을 소리로 표현하는 것이었다.

“메시앙은 작곡하지 않는다. 다만 배열할 뿐이다”

메시앙은 힌두와 그리스의 리듬에서 자신만의 독특한 리듬 언어를 만들었다. 그는 ‘역행할 수 없는 리듬’, 다시 말해 ‘철저한 대칭으로서 자기 완결적’인 리듬을 즐겨 사용했다. 두 가지 자연 현상이 그를 사로잡았다. 하나는 산, 또 하나는 새소리였다. 그의 음악에서 ‘한 덩어리로 표현되는’(monolithic) 건축물 같은 소리 덩어리는 바로 산의 모습이다. 그는 새들의 노래를 음악으로 옮기기 위해 늘 최선을 다했다.

메시앙의 제자 피에르 불레즈는 “메시앙은 작곡하지 않는다. 그는 다만 배열할 뿐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다시 말해, 메시앙의 음악은 유기적인 전개나 발전이 없고, 모든 작품이 다만 거대한 모자이크처럼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메시앙 음악은 정적인 동시에 초월적인 성격을 지니며, ‘생성하는’ 서양철학보다 ‘존재하는’ 동양철학과 더 가깝게 느껴지는 것이다.

<투랑갈릴라 교향곡>은 보스턴 심포니를 이끌던 세르게이 쿠세비츠키가 메시앙에게 위촉하여 만든 작품으로, 1949년 12월 2일 레너드 번스타인 지휘와 보스턴 심포니의 연주에 의해 당당하게 초연됐다. 1946년 중반부터 작곡을 시작해서 그의 40회 생일 직전인 1948년 11월 완성했다. ‘투랑갈리라’라는 제목은 의미가 사뭇 복잡한 두 개의 산스크리트 단어를 합한 것이다. ‘투랑가’는 ‘천방지축 말처럼 달리는 시간’ 또는 ‘모래시계 속의 모래처럼 흘러내리는 시간’을 뜻하며, ‘운동과 리듬’이기도 하다. ‘릴라’는 삶과 죽음의 성스런 놀이라는 맥락에서 ‘놀이’를 뜻하며, ‘사랑’을 뜻하기도 한다.

따라서 ‘투랑갈릴라’는 ‘환희의 송가’ 또는 ‘사랑의 노래’라는 뜻이 된다. 메시앙에게 이 ‘환희’는 현기증 나는 초인간적인 환희다. 그에게 ‘사랑’은 트리스탄과 이졸데가 마신 사랑의 독배다. 그 자신 이외의 모든 것에게 치명적이고, 저항할 수 없고, 잊힐 수밖에 없는 ‘존재 자체’인 사랑이다. 실제로 메시앙은 <투랑갈릴라 교향곡>을 전후해서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신화와 관련된 두 개의 작품, 노래집 <아라위>(1945)와 <무반주 합창을 위한 5개의 노래>(1948)를 쓴 바 있다. 이 두 작품은 <투랑갈릴라 교향곡>과 함께 ‘트리스탄 3부작’을 이룬다고 보아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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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앙은 11살 때 파리 음악원에 입학했다. 폴 뒤카(가운데)로부터 작곡을 배우던 때 동료들과 함께 찍은 사진. 맨 오른쪽이 메시앙, 1929년

메시앙은 이 교향곡에서 대략 4개의 주제를 사용했다. 첫 번째 주제는 커다란 화음 더미로 되어 있다. 이것은 그가 ‘동상의 주제’라고 부른 것으로, 메시앙은 이 주제를 생각하면 “무시무시한, 치명적인 동상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두 번째 주제를 그는 ‘꽃의 주제’라고 불렀다. 두 멜로디의 섬세한 곡선은 “섬세한 난초, 화사한 퓨셔, 붉은 글라디올러스, 나긋나긋한 메꽃 같기 때문’이라는 것. 세 번째 주제는 ‘사랑의 주제’로, 첫 번째 주제의 남성적인 요소와 두 번째 주제의 여성적인 요소를 합한 것과 같다. 네 번째 주제는 ‘화음의 주제’다. 아무런 상징적 의미도 없는 7음정의 화음으로, 다른 모티브와 다양한 방식으로 결합한다.

<투랑갈릴라 교향곡>은 피아노와 옹드 마르트노 및 대편성의 관현악을 위한 곡이다. 옹드 마르트노는 1928년에 처음 등장한 전자악기로, 발명자 모리스 마르트노의 이름을 땄다. 매우 짙고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한 번에 한 음표만 연주할 수 있지만 글리산도가 가능하다. 메시앙은 <투랑갈릴라 교향곡>에서 이 효과를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규모가 큰 타악기군이 등장한다. 타악기는 피아노와 결합하여 ‘가믈란 효과’(gamelan은 인도네시아의 합주용 전통 타악기이다)를 내기도 한다. 피아노는 오케스트라가 절정에 도달하기 직전에 카덴차처럼 긴 패시지를 혼자 연주하기도 한다. 초연 때 피아노를 맡은 이본 로리오는 후에 메시앙의 두 번째 아내가 되었다.

<투랑갈릴라 교향곡>은 10개의 악장으로 되어 있는데, 이것은 3개의 그룹으로 나눌 수 있다. 첫 묶음은 2, 4, 6, 8악장으로 ‘사랑’과 관계된다. 따라서 ‘사랑의 주제’를 눈에 띄게 많이 사용한다. 둘째 묶음은 좀 더 어둡고 불길하다. 3, 7, 9악장으로, 제목이 ‘투랑갈릴라’로 되어 있다. 5, 10악장은 스케르초 비슷한 느낌으로, 교향곡 전체의 전반부와 후반부를 마무리하는 대목이다. 1악장은 도입부로 혼자 서 있다.

1악장: 도입

피아노 카덴차를 사이에 두고 두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첫 번째 부분은 ‘동상의 주제’와 ‘사랑의 주제’를 제시한다. 두 번째 부분은 다양한 리듬의 단층을 복잡하게 쌓아 올려서 걷잡을 수 없는 힘을 느끼게 한다.

2악장: 사랑의 노래 1

메시앙은 이 악장의 내용과 구조를 이렇게 설명한다. “템포, 뉘앙스, 느낌이 완전히 대조되는 두 개의 요소가 번갈아 나타난다. 빠르고, 강하고, 열정적인 첫째 요소는 트럼펫이 연주한다. 느리고, 부드러운 둘째 요소는 옹드 마르트노와 현악이 연주한다.”

3악장: 투랑갈릴라 1

삽화들이 나열된 형식으로 3개의 주제를 사용한다. 클라리넷과 옹드 마르트노가 주고받는 첫째 주제는 바순, 트롬본, 더블베이스가 연주하는 대조적인 강렬한 둘째 주제로 연결된다. 첫째 주제를 현악기들이 다시 연주하면 오보에가 연주하는 셋째 주제가 등장한다. 마지막 대목에서는 첫째 주제와 둘째 주제가 겹쳐서 연주되고, 셋째 주제의 한 조각을 활용한 코다로 이어진다.

4악장: 사랑의 노래 2

메시앙은 “트리오가 2개 있는 스케르초”라고 이 악장을 설명했다. 그러나 고전적인 스케르초와 달리 2개의 트리오는 연이어 나타나고, 그 뒤에는 함께 겹쳐서 연주된다. 끝 부분에서 ‘꽃’과 ‘동상’의 주제가 나타난다.

5악장: 별들의 피의 환희

‘엑스타시 속에서 외치는 소리’ 같은 이 악장은 스케르초와 트리오로 되어 있다. 트리오 부분의 복잡하고 흥분된 리듬은 스케르초 재현부까지 흔들어 놓는다.

6악장: 사랑의 잠의 정원

메시앙의 설명. “사랑하는 두 연인은 사랑의 잠에 빠져 있다. 그들에게서 하나의 풍경이 펼쳐져 나온다. 그들을 에워싼 정원은 ‘트리스탄’이다. 그들을 에워싼 정원은 ‘이졸데’다. 정원은 빛과 그림자, 나무와 새로 핀 꽃, 멜로디를 노래하는 밝은 빛깔의 새들로 가득 차 있다. 시간은 흘러가고 망각이 찾아온다. 연인들은 시간 바깥에 있다. 그들을 깨우지 말자.”

7악장: 투랑갈릴라 2

이 악장은 고통과 죽음을 표현한다. 피아노 카덴차에 이어 주제가 나오면 옹드 마르트노와 트롬본이 연주하는 두 개의 패시지가 서로 만나는데, 이것을 메시앙은 ‘부채가 열리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이 악장 끝부분에서 같은 패시지가 뒷걸음치듯 나타나는 대목은 ‘부채가 닫히는 것’이다. 리듬을 타고 달려가던 악기군이 탐탐의 강력한 타격에 의해 한꺼번에 운동을 멈추는 ‘화음의 주제’ 대목은 불길한 느낌이다.

8악장: 사랑의 전개

여기서는 모든 주제가 다 등장하는데, 특히 ‘사랑의 주제’가 큰 역할을 한다. ‘사랑의 주제’는 다른 주제 사이에서 나타날 때마다 점점 더 길고 강하게 환희를 폭발시킨다. 메시앙에 따르면, “트리스탄-이졸데는 트리스탄과 이졸데를 초월했고, 마침내 교향곡 전체의 클라이맥스에 이른다.”

9악장: 투랑갈릴라 3

첫 주제를 활용한 변주곡이다. 첫 주제는 두 번 나타난다. 타악기 주자들은 이 악장 내내 매우 복잡한 리듬을 연주한다.

10악장: 피날레

소나타 형식. ‘사랑의 주제’를 빠르게 변형시킨 제2주제가 이어진다. ‘사랑의 주제’는 코다에서 느리게, 의기양양하게 다시 나타난다.

Messiaen, Turangalîla-Symphonie

Stewart Goodyear, piano

Cynthia Millar, ondes martenot

Paavo Järvi, conductor

Frankfurt Radio Symphony Orchestra

Alte Oper Frankfurt

2013.06.13


[아래는 메시앙 자신이 <투랑갈리라 교향곡>에 대해 해설한 글입니다.]

투랑갈릴라 교향곡은 보스턴 심포니의 세르게이 쿠세비츠키가 내게 위촉했다. 나는 1946년 7월 17일 착수해서 1948년 11월 29일에 작곡과 오케스트레이션을 마쳤다. 1949년 12월 2일 레너드 번스타인 지휘, 보스턴 심포니가 초연했다. 피아노 솔로는 이본 로리오(Yvonne Loriod)가 맡았는데, 그 후 그녀는 이 곡의 피아노 솔로를 거의 도맡아 해 왔다.



메시앙과 그의 두 번째 부인 이본 로리오. 이본 로리오는 <투랑갈리라 교향곡> 초연 때에 피아노 솔로를 맡았다.

‘투랑갈릴라’(tour-ahn-gu-lee-lah, 마지막 두 음절에 악센트를 주어서 길게 발음)는 산스크리트 단어다. 고대 동양 언어가 다 그러하듯, 이 단어도 의미가 아주 풍부하다. ‘릴라’는 글자 그대로 ‘놀이’를 뜻하는데, 창조와 파괴와 재창조, 사랑과 죽음, 우주에 작용하는 신성한 손길이란 의미에서 ‘놀이’다. ‘릴라’는 ‘사랑’이기도 하다. ‘투랑가’는 천방지축 말처럼 달리는 ‘시간’, 또는 모래시계의 모래처럼 흘러내리는 ‘시간’이다. ‘투랑가’는 운동이고 리듬이다. 따라서 ’투랑갈릴라‘는 사랑의 노래이며, 환희의 송가이며, 시간, 운동, 리듬인 동시에 삶과 죽음이다.

<투랑갈릴라 교향곡>은 사랑의 노래다. <투랑갈릴라 교향곡>은 환희의 송가다. 17세기의 착한 사람이 느끼는 점잖고 고요하고 행복한 환희가 아니라, 슬픔의 한가운데 있는 사람이 섬광처럼 한순간 발견하는 환희다. 다시 말해 초인적인, 흘러넘치는, 눈멀게 하는, 끝없는 환희다. 사랑도 이런 식으로 존재한다. 치명적인, 거역할 수 없는, 모든 것을 초월하는 사랑, 자기 밖에 있는 모든 것을 사라지게 하는 사랑,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미약으로 상징되는, 그런 사랑이다.

<투랑갈릴라 교향곡> 앞에 <아라위>(목소리와 피아노를 위한 사랑과 죽음의 노래, 1945)가 있고, 뒤에 <다섯 개의 노래>(12명의 목소리를 위한 무반주곡, 1949)가 있다. <아라위>와 <투랑갈릴라>, 그리고 <다섯 개의 노래>는 음악적 재료와 규모, 형식, 중요도가 다르지만 모두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한 측면을 닮아 있다.

이 세 작품에서 여주인공―마술사 메를랭의 연인 비비안, 미약에 정통한 아름다운 이졸데, 죽음을 지배하는 에드거 앨런 포의 리지아처럼―은 일종의 마법사다. “그녀의 눈은 과거로, 미래로 여행한다.” 이 세 작품에서 연인들은 샤갈의 그림처럼 자신을 초월하여 구름 속으로 날아 올라간다. “연인들은 날개를 달고 네가 숨 쉬는 공간을 떠다닌다.” 이 세 작품에서 주제는 결국 죽음에 이르는 사랑이며, 삶과 죽음의 놀이다. <다섯 개의 노래> 마지막 구절에 요약되어 있듯, “탐험가 오르페우스는 죽음을 통해 자기의 심장을 발견한다.”

<투랑갈릴라 교향곡>은 10개의 악장 각각의 주제 이외에 네 개의 순환 주제가 있어서 곡 전체에 두루 나타난다. 주제를 문학적 상징으로 이름 붙여 분류하는 건 잘 맞지 않을 수 있고 어리석은 일이 될 수 있다. 일부 바그네리안들은 라이트모티브를 이런 식의 고정관념으로 설명한 결과 음악 듣기의 상상력을 제약하는 오류를 범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나는 4개의 순환 주제를 이런 식으로 설명해보고자 한다. 듣는 이들이 이 주제들을 좀 더 쉽게 알아차리도록 도움을 드리려는 것일 뿐이다.

첫 번째 순환 주제를 나는 ‘동상의 주제’라고 부르고자 한다. 묵직한 3도 화음으로, 거의 언제나 트롬본이 포르티시모로 연주한다. 나는 이 주제에서 두렵고 잔인하고 위압적인 멕시코의 고대 유물, 치명적인 동상을 보는 듯한 공포를 느낀다. 프로스페르 메리메의 <섬의 비너스>를 떠올려도 좋다.

두 번째 순환 주제는 클라리넷이 애무하듯 피아니시모로 연주한다. 이 주제는 서로 반사하는 두 개의 눈동자처럼 두 부분으로 되어 있다. 이 주제를 나는 ‘꽃의 주제’로 부르고자 한다. 섬세한 난초, 화사한 퓨셔, 빨간 글라디올러스, 지나치게 나긋나긋한 메꽃 등을 떠올리게 된다.

세 번째 순환 주제가 제일 중요하다. ‘사랑의 주제’다. 이 주제는 단순히 화음의 사슬이다. 이것은 주제일 뿐 아니라 다른 음향의 층으로 넘어가기 위한 수단이다.

네 번째 순환 주제는 코드의 단순한 묶음이다. 이것은 8악장에서 오케스트라의 모든 악기들에 의해서 대위법적으로 나타난다. 이 ‘화음 주제’는 “녹이고 응고시킨다”는 연금술의 공식에 바탕하고 있다.

<투랑갈릴라 교향곡>은 사랑의 노래다. <투랑갈릴라 교향곡>은 환희의 송가다. 그것은 또한 리듬의 거대한 대위법이다. 여기서 나는 이 작품을 분석할 때 사용할 두 가지 리듬 용어를 간략히 설명하고자 한다. ‘성격 리듬’(rhythmic characters)과 ‘역행할 수 없는 리듬’(Non-retrogradable rhythms)이 그것이다.

성격 리듬

극장 무대를 상상해보자. 무대 위에는 세 명의 배우가 있다. 첫째 배우는 능동적인 주역이다. 둘째 배우는 첫째 배우에 딸려 다니는 수동적인 조역이다. 셋째 배우는 갈등에 끼어들지 않고 관찰만 하는 목격자다. 마찬가지로 세 개의 리듬 그룹이 움직인다. 첫째 그룹은 확장된다. 공격하는 성격이다. 둘째 그룹은 축소된다. 공격당하는 성격이다. 셋째 그룹은 변화하지 않는다. 옆에 비껴 서 있는 성격이다. <투랑갈릴라 교향곡> 5악장에서 나는 6개의 성격 리듬을 발전시켰다. 2개는 확장하고, 2개는 축소하고, 2개는 그대로 있다. 하지만 이렇게 복잡하게 얽힌 리듬들 중 앞의 3개는 나머지 3개의 몸짓과 반대로 나타나서 거꾸로 움직인다.

역행할 수 없는 리듬

가운데 축을 중심으로 정반대의 대칭을 이루도록 모티브를 정하는 것은 건축, 유리공예, 태피스트리, 꽃밭 디자인 등 장식 예술에서 오래 사용해 온 기법이다. 이 종류의 형식은 나뭇잎 무늬, 나비의 날개, 사람의 얼굴과 몸, 심지어 고대 마술의 공식에서도 볼 수 있다. 역행할 수 없는 리듬도 같은 원리다. 두 리듬 그룹은 서로 정반대로, 서로 공통된 하나의 중심 가치를 축으로 마주 보고 있다. 리듬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읽든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읽든 결과는 똑같다. 철저하게 완결된, 닫힌 리듬이다.

악기 편성

<투랑갈릴라 교향곡>의 악기 편성은 기념비적이다. 이례적으로 가지각색의 악기가 활약한다. 목관은 세 그룹으로 되어 있고 독주, 대위법, 새의 노래뿐 아니라, 독립된 화성 그룹으로 높은 화음과 낮은 화음을 동시에 연주하는 등 활약이 크다. 금관은 트럼펫이 중심이다. D조의 피콜로 트럼펫 하나, 3대의 일반 트럼펫, 4대의 호른과 코넷, 3대의 트롬본, 튜바 하나. 피콜로 트럼펫의 높은 소리는 오케스트라에 빛을 더해주며, 포르티시모 대목에서 날카로운 정점을 만든다. 트럼펫과 트롬본은 여러 주제를 연주한다. ‘동상의 주제’는 트롬본의 주제다. 피날레의 첫 주제는 호른의 주제다. 금관은 몇몇 강력한 주제나 부드럽게 잡힌 음표만 연주하는 데 그치지 않고, 목관과 똑같은 속도로 연주하기도 한다.

현악기군도 다른 악기와의 균형을 이루기 위해 규모가 커졌다. 제1바이올린 16명, 제2바이올린 16명, 비올라 14명, 첼로 10명, 더블베이스 10명이다. 대부분의 내 작품과 마찬가지로 현악기는 긴 칸타빌레 악절이나 대위법적 앙상블을 연주하는 것은 물론 각자 솔로이스트처럼 연주하기도 한다. 예컨대 9악장에서 13명의 현악기 주자는 13개의 독립된 파트를 연주한다. 음정이 있는 타악기로는 글로켄슈필, 첼레스타, 비브라폰이 있다. 이 세 악기는 솔로 피아노 및 금속 타악기와 결합하여 전체 오케스트라 속의 작은 오케스트라를 이룬다. 발리 섬의 가믈란(‘자바 오케스트라’라고도 하는데, 서너 개의 실로폰, 메탈로폰, 커다란 징, 몇 가지 종, 작은 징, 긴 드럼 또는 큰북으로 이루어짐)을 연상시키는 울림을 준다.

타악기는 다음과 같이 이뤄져 있다. 최고음에 트라이앵글, 이어서 3개의 목탁(중국 목탁)을 포함한 목제 타악기가 있다. 이어서 금속 타악기는 고음부터 열거하면 터키 심벌즈, 일반 심벌즈(하나는 매달아 놓고 쳐서 연주하고 다른 2개는 부딪쳐서 연주), 중국 심벌즈, 그리고 탐탐이 있다. 중간 그룹에 바스크 드럼과 마라카스가 있다. 그리고 가죽 타악기로는 사이드 드럼, 프로방스 작은북이 있고, 오케스트라 오른쪽 바닥에 베이스 드럼이 있다. 여기에 파이프 종(tubular bells)을 추가해야 한다. 타악기는 양념 역할을 벗어나야 한다. 지속의 대위법(counterpoints of durations)을 연주하는 건 물론 4악장 시작의 목탁 주제처럼 실제로 ‘리듬 주제’를 연주해야 한다.

<투랑갈릴라 교향곡>은 거의 피아노 협주곡과 같다고 말해도 좋을 만큼 피아노 솔로는 매우 중요하며, 엄청난 기량과 힘을 요구한다. 길고 화려한 카덴차가 여러 악장에 삽입되어 발전하는 여러 요소들을 묶어주고 전체 형식의 일부분을 이룬다. 5악장 끝 부분의 카덴차는 그 직전의 엄청난 오케스트라 총주보다 더 크게 들릴 정도로 격렬하다. 솔로 피아노는 가믈란의 일부분이다. 피아노는 또한 새의 노래가 들리게 한다. 6악장 ‘사랑의 잠의 정원’에서 피아노는 시종일관 ‘사랑의 주제’ 위에 새의 노래를 수놓는다. 이 새의 노래를 간과하면 작품 전체가 파괴된다.



솔로 피아노는 화음 오스티나토로 전체 화성을 풍요롭게 완성시켜준다. 피아노는 리듬의 카논을 전개할 경우처럼 타악기 효과를 내기도 하며, 여러 형태로 오케스트레이션을 장식하고 변화를 주고 빛을 더한다. 한꺼번에 여러 아르페지오를 연주하거나, 같은 음을 두 손이 번갈아 치거나, 아주 높은 음과 아주 낮은 화음을 결합시키거나, 페달을 밟았다 놓거나, 화음이 폭포처럼 쏟아지게 하거나, 별이 폭발하거나, 작거나 충만한 투티의 생명에 꼭 필요한 천 가지 효과를 내야 한다.

이 작품에서는 옹드 마르트노가 큰 역할을 한다. 음악이 폭발하는 순간마다 이 악기가 인상적인 고음의 목소리로 포르티시모를 지배하는 걸 모두 듣게 될 것이다. 그러나 부드러운 저음으로 펠트 천 같은 글리산도로 빙빙 돌며 메아리처럼 주제를 연주하기도 한다. 6악장의 ‘사랑의 주제’에서는 소리를 사방으로 뿌리는 특별한 디퓨저(diffuser)를 썼다. 진동 효과로 부드럽게 마음을 사로잡는 종려 잎이다. 끝으로, 금속 음향장치를 여러 번 활용했다. 소리 하나하나는 디퓨저에 부착된 징을 통과하면서 금속성의 울림을 얻고, 하모닉스의 후광을 두르고 있는 것처럼 들린다. 금속화된 이 소리는 악기가 낼 수 있는 모든 소리 중 분명히 가장 아름다운 것이다. 부드럽게 연주하면 낯설고 신비롭고 비현실적인 소리가 나며, 강하게 연주하면 잔인하고, 가슴을 찢고, 공포스러운 소리가 난다. ▲옹드 마르티노. 메시앙은 이 전자악기를 그의 작품에서 자주 사용했다.

정리 : 라라와복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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